출석과 시험 없이 졸업 가능한가? 내부 운영 규정의 실제

미인가 대안학교는 출석과 시험 중심의 공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졸업 기준을 적용한다. 이 글에서는 실제 대안학교들의 내부 운영 규정과 졸업 요건, 평가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공교육의 졸업 기준과 미인가 대안학교의 차이

대한민국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초·중·고교 모두 일정 시간 이상의 출석률과 정기 평가 성적이 졸업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일반적으로 중등교육법에 따라 출석률은 2/3 이상을 요구하며, 주요 과목의 학업 성취도 또한 일정 수준을 넘어야 졸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인가 대안학교에서는 이와 같은 형식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출석 일수, 시험 점수, 성적표는 대부분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각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한 졸업 기준을 적용한다. 그 기준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는 ‘과정 중심’, ‘자기 주도적 학습 완결’, ‘공동체 생활 참여도’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즉, 미인가 대안학교에서의 졸업은 지식의 습득보다 삶의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출석 없이도 가능한 교육 – ‘기록 중심 시스템’

많은 미인가 대안학교는 전통적인 의미의 출석 체크를 하지 않는다. 대신, 학생의 참여 여부와 학습 과정을 일지, 포트폴리오, 활동 보고서 등의 방식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교사는 학생의 ‘물리적 출석’보다는 심리적·의미적 참여도를 평가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는 아예 교시 개념이 없는 일과 속에서 하루 활동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매일 ‘자기 점검 일지’를 쓰도록 한다. 이 일지에는 그날의 감정 상태, 활동 내용, 느낀 점, 다음날의 목표 등이 포함되며, 교사는 이를 통해 학생의 정서적 안정도와 자기 주도성을 파악한다. 즉, 대안학교에서는 출석 여부 자체보다 그 하루를 얼마나 의미 있게 채웠는가가 핵심 기준이다. 이는 특히 정서 불안, 사회 적응 어려움, 트라우마 등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기존 학교보다 훨씬 유연하고 회복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시험 없이 졸업이 가능한 이유 – 평가의 재정의

시험이 없는 교육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미인가 대안학교에서는 ‘시험이 아닌 평가’, ‘점수가 아닌 과정’을 중시한다. 이들은 프로젝트 수업 결과물, 자기 성찰 보고서, 교사 관찰 기록, 학부모 피드백 등을 종합하여 졸업 여부를 판단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졸업 전 ‘자기 성장 발표회’를 통해, 본인이 학교에서 배운 것과 성장 과정을 공동체 앞에서 발표하고, 질문과 토론을 통해 평가받는 과정을 갖는다. 이때 점수는 존재하지 않지만, 학생은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를 스스로 정리하고 말로 표현해야 한다. 교사는 그 과정을 기록하고 서술형 평가서를 작성하여, 졸업 증서 대신 ‘개별 성장 보고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학업 능력보다 인간으로서의 성장과 공동체 기여도를 중심으로 졸업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미인가 대안학교 졸업 이후 진로와 검정고시의 활용

물론 미인가 대안학교는 법적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졸업장이 국가 공인 학력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졸업 시점 전후로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독학사 제도, 해외 대학 진학 등 대체 경로를 선택한다. 하지만 이 역시 의무는 아니며, 일부 학생은 바로 사회로 나가 자기만의 직업 활동, 창업, 예술 활동, 농촌 정착 등 다양한 길을 스스로 개척한다. 학교는 졸업 후 진로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제작, 외부 기관 연계 인턴십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2020년대 중반 이후, 일부 해외 대학들은 정규 학력보다 학생 개별 성장 이력을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하면서, 미인가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이 포트폴리오와 자기 성장 발표 영상으로 합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국, 출석과 시험 없이도 졸업이 가능한 구조는 획일화된 교육의 한계를 넘는 실험이자, 새로운 미래 교육 모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