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가 대안학교 검정고시 없이도 성장하는 교육이 가능할까?

검정고시는 미인가 대안학교에서 일반적으로 선택되는 학력 인증 수단이다. 하지만 일부 대안학교는 검정고시를 선택하지 않고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글에서는 그 교육적 의미와 실제 운영 사례를 살펴본다.

미인가 대안학교에서  검정고시, 정말 반드시 필요한가?

미인가 대안학교에 다닌다고 하면 가장 먼저 듣는 질문 중 하나는 “검정고시 준비는 하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는 ‘학력 인증’이 곧 교육의 필수 과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모든 대안학교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건 아니다. 일부 학교는 학생이 원할 경우에만 검정고시를 지원하며, 심지어 아예 검정고시를 거부하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는 곳도 있다. 이들 학교는 지식 중심의 평가보다 삶 중심의 성장에 초점을 둔다. 학력이 없다고 해서 배움이 없었던 것이 아니며, 성적표가 없다고 해서 성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즉, 검정고시 없는 교육은 '무학력'이 아니라, '비인증 성장'을 추구하는 선택이다.

 

검정고시를 준비하지 않는 미인가 대안학교의 실제 운영 사례

충남 금산에 위치한 풀무학교 자유학교 과정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제공하는 인가 과정과 별도로, 검정고시를 전혀 준비하지 않는 비인가 공동체 학습 과정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성적표나 시험이 없으며, 검정고시 공부 대신 삶의 주제를 중심으로 학습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또한 경기도 양평의 느티나무 대안학교는 졸업 요건에 검정고시를 포함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이 검정고시를 원할 경우, “왜 이 시험을 치르려 하는지에 대한 자기 인식”부터 질문하게 하고, 그 동기가 충분할 때에만 지원을 시작한다.
이들 학교는 삶 자체가 배움의 현장이며,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 꼭 '시험'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실제로 졸업생들 중 일부는 사회적 기업 창업, 예술 활동, 도시 탈출 후 농촌 정착 등의 길을 선택하며, 학력 인증 없이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구축하고 있다.

 

미인가 대안학교에서의 검정고시 없는 교육이 학생에게 주는 의미

검정고시 중심 교육에서는 시험 일정과 과목 기준이 학습의 중심축이 된다. 반면 검정고시 없는 교육은 학생 개인의 호기심, 내적 동기, 관계적 욕구를 중심으로 교육이 구성된다. 시험이 없기에, 학생은 더 천천히, 더 깊게 자기 삶을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1년간 자전거로 전국을 여행하며 지역의 자연과 사람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또 다른 학생은 공동체 내 식사 준비와 레시피 개발을 통해 요리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찾아냈다. 이들은 검정고시 점수는 없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이처럼 검정고시 없는 교육은 경쟁이 아닌 자각, 비교가 아닌 자기 이해를 목표로 한다.

 

사회적 불안감과 대안의 균형 : 미인가 대안학교에서 찾는 새로운 길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검정고시를 준비하지 않는 대안학교의 학생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 시 ‘무학력’이라는 사회적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부모 입장에서는 검정고시 없는 교육이 아이의 미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들은 단순히 ‘검정고시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넘어서, 새로운 진로 경로와 사회적 연결 고리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인가 대안학교 졸업생들이 창업한 프로젝트, 공동체 기반 소셜벤처, 예술 공간 운영 사례 등이 점점 늘고 있다. 중요한 건,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력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성적이 아니라 실행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려는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틈 속에서 검정고시 없는 교육은 여전히 실험 중이지만 의미 있는 가능성이다.